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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문화생활

알아두면 좋을 영화 남한산성 전후 역사적 사실들 (스포 없음)

영화 남한산성 개봉일에 맞춰 오늘 동탄 CGV에서 조조로 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역시 화나는 역사적 사실이라 그런지 영화 남한산성은 전체적으로 우울하네요.

별로 웃을 일이 없는 영화지만, 한국사를 알아야 할 우리 국민이라면 꼭 봐야할 슬픈 영화고 역사입니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기 전에 친명배청(친명배금)을 이해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중국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세운 명나라(1368~1644)는 우리 조선의 출발(1392년 이성계 건국)과 함께 했다고 무방합니다.

수치스럽지만 명나라와 조선은 군신관계였고, 영화 남한산성의 시대적 배경이었던 1636년은 명나라의 쇠퇴기입니다.

영화 남한산성의 배경은 힘없는 우리 선조들의 시대 변화를 잃지 못한 판단미스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우리 조선의 대표 무능왕 선조는 의주로 도망치기 바쁩니다.

그 와중에 아들 광해는 도망간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민심을 수습하고, 왜군에 대항하기 위해 군사를 모집하는 등 백성들의 사랑을 독차지 합니다.

질투 많고 무능한 왕으로 둘째라가면 서러울 선조는 평소 아들 광해를 무지 싫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후계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광해에게 왕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게 되죠.

광해가 왕이 되고 대동법과 호패법을 실시하고, 명과 청 사이에서 중립외교를 펼쳤으며, 창덕궁과 경덕국을 중건(준공)하는 등 꽤 많은 업적을 이룹니다.

그 유명한 허준의 동의보감도 광해군 때 완성되었답니다.

제가 어릴 때 학교에서 교육 받기로는 광해군을 참 무능한 폭군으로 배웠는데, 커서 공부해보니 아니더군요.

붕당정치 시기였던 광해군 당시 북인이 나라를 잡고 있었으나, 서인 세력이 정변-인조반정을 일으켜서서 광해군을 몰아내고 조카 인조를 왕으로 세웁니다.

이 때부터 서인은 광해군의 중립외교를 비난하고 친명배청(친명배금) 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명나라의 은혜를 어찌 저버리고, 오랑캐의 나라를 섬기냐는 거죠.

(우리가 흔히 오랑캐라고 불렀던) 여진족이 북방에 금(후금)나라를 세우면서 세를 펼친 것과 달리 명나라는 국운을 다하고 있던 거죠.

여기서 국운을 다하고 망해가는 명나라와 떠오르는 신예 청나라를 알아보지 못하고 힘없는 조선은 판단미스를 하게 되고, 영화 남한산성의 소재를 제공하게 됩니다.



청나라는 계속 우리 조선에게 군신관계를 요청했으나, 눈치 없는 조선 인조와 서인때문에 결국 빡쳐서 명나라와 대립하던 그 바쁜 시기에 조선을 치러 군사를 이끌고 내려옵니다.

멀리 도망이나 가면 모를까, 결국 남한산성에 갇혀 47일간 저항하다 결국 삼전도의 굴욕이라 불리는 병자호란(1636년)을 겪게 됩니다.

청의 예법에 따라 인조는 삼배구고두례를 행하게 되고 얼음바닥에 쿵하고 머리를 계속 찧은 인조는 이마에 피가 흥건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삼배구고두례 - 양 손을 땅에 댄 다음에 이마가 땅에 닿을 듯 머리를 조아리는 행동을 3차례 하고 일어선다. 이와 같은 행동을 3회 반복)

바로 영화 남한산성의 대표적 장면 삼전도의 굴욕입니다.

결국 인조의 맏아들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가게 됩니다.

이후 약 8년간의 청나라 인질생활 동안 소현세자는 선진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뛰어난 외교사절 역할을 합니다.

다시 조선에 돌아온 소현세자는 청나라에서 겪은 경험과 선진 서양문물들을 도입하고자 하지만, 찌질한 인조는 그런 소현세자를 오히려 못마땅하게 여기고 대립하게 됩니다.

1645년 음력 2월 귀국한 소현세자는 그해 음력 4월 26일에 갑자기 죽게되는데, 독살 의혹과 그 배경에 인조가 있다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영화 남한산성은 고립된 47일간의 생활만 봐서는 안되겠죠?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 우리 붕당정치와 선조, 광해군, 인조, 소현세자까지 숨겨져 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 보면 더 재밌답니다^^



영화 광해, 왕이된 남자에서 배우 이병헌이 광해 역할을 맡았던 거 기억나시죠?

이번 영화 남한산성에서 배우 이병헌이 광해를 왕에서 내리고 인조를 왕으로 올린 1등 공신 최명길 역할을 맡았다는 것도 참 재밌는 포인트입니다.

실제 이병헌이 맡은 최명길의 아버지 최기남은 광해군 때 계축옥사에 연루되는 바람에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인연도 있습니다.

영화 남한산성을 통해 소현세자도 궁금하실 수 있는데, 약 2년 전에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삼총사 기억나세요?

이진욱, 정용화, 양동근, 정해인, 서현진, 유인영 등 나름 초호화 캐스팅이었는데ㅎㅎㅎ

TVN 드라마 삼총사가 소현세자 얘기였고, 이진욱이 바로 소현세자 역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