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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문화생활

책 리뷰 말의 품격 - 이기주, 말과 사람과 품격

휴일의 아침,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며칠 전 선물 받은 책을 한권 집어 들었다.

TV도 안 켜고 소파에 앉아 첫 장을 넘겼는데, 그 자리에서 완독을 해버렸다.

말의 품격 - 이기주 지음


이 책은 목차만 봐도, 목차의 대표 키워드만 봐도 저자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다 나와있다.

존중, 경청, 공감, 반응, 협상, 겸상

침묵, 간결, 긍정, 둔감, 시선, 뒷말

인향, 언행, 본질, 표현, 관계, 소음

전환, 지적, 질문, 앞날, 연결, 광장


요즘 내가 꽂힌 단어는 공감

몇년 전 김미경 강사의 강연을 들은 적 있는데, 아침마당에 나오는 이금희 아나운서 얘기를 한 적 있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출연자들을 그렇게 편안하게 해준다는데, 자세히 지켜보면 별 거 없다는 거다.

출연자가 말할 때마다 "그렇죠", "어쩌나", "아이고" 등의 간단한 추임새와 함께 표정, 리액션이 더해지니 출연자의 공감을 사고 그들이 편하게 방송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감이라는게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소통하면서 가장 힘들고 고민되게 하는 단어다.


내 업의 특성상 공감을 요할 때가 많다.

면대면 상황도 많지만, 글이나 영상으로 접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상대방(대중)과 공감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헛짓거리다!


말의 품격 이 책 제목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 또는 우리가 기대했던 얘기를 가장 잘 표현한 구절이 아닐까?

프랑스의 한 카페에 걸린 메뉴판 가격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커피 - 7유로

커피 주세요 - 4.25유로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 - 1.40유로


우리 모두 감정노동자다.

눈에 보이던 보이지 않던, 말이던 글이던!

약간의 배려와 노력으로 사람 사는 세상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말의 품격 이 책에서 공감한 내용 하나 더 소개

피의 보복으로 점철돼 있는 영국과 아일랜드 역사.

아일랜드 대통령 등 국빈들이 영국을 방문한 연회장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건배사라고 한다.


쉽게 말해 과거라 미래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미래를 향한 올바른 발걸음을 위해 과거의 성찰과 반성, 복기는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과거에 발목 잡혀 앞으로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낙인, 연좌제, 보복...

흔히 정치판을 상상하지만, 직장생활, 남녀관계, 친구관계 등 우리 현실에도 이런 상황이 많다.

한번의 실수로 그 사람의 한계를 규정짓기도 하고, 기회를 제한하기도 한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는 벽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말의 품격 이 책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

완독을 통한 배움보다, 이 포스트잇 문구에서 말의 품격이 더 느껴지고 배우게 된다.

사람을 기분좋게 하고 힘 나게 하는 것은 돈과 선물, 향응이 전부가 아니다.

200페이지가 넘는 말의 품격 책보다 첫장에 붙어 있던 이 포스트 잇 한장에서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