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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문화생활

조규찬 나가수 출연? 10여 년 전 콘서트 갔던 기억이 난다...


10여 년 전... 2002년인가? 수원에서 조규찬 콘서트가 있었다.

운 좋게 표를 얻게 되서 콘서트에 다녀왔다. 수원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이었다.



콘서트 며칠 전에 조규찬이 SBS 라디오 정지영의 스윗뮤직박스에 출연했다.
(전화연결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근황 얘기 중 당연히 콘서트 얘기가 나왔고,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갔다.

정지영 : 콘서트 계획 있으세요?
조규찬 : 예, 다음주(이번주?) 토요일 수원에서 콘서트 합니다.
정지영 : 팬들이 궁금할텐데, 정확한 시간과 장소도 알려주세요.
조규찬 : 아.. 예.. 정확한 장소는 잘 모르겠고, 인터넷 찾아보시면 나와 있을 거에요.

이미 콘서트 티켓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관심있게 듣고 있었는데, 살짝 실망했다.

가수가 자기가 공연하는 공연장이 어딘지도 모르나? 홍보할 생각도 없나?
뭐 이런 생각들...

암튼 그렇게 며칠 지나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콘서트장을 찾았다.


나름 괜찮았던 좌석에 앉아 흥분된 맘으로 콘서트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그런데, 공연 시작 시간 10여분 훌쩍 넘겼는데, 안내 방송도 전혀 없이 지연되었다.

그리고... 아무 안내 없이 공연 예정시간 15~20여분 후 공연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공연 내내 조규찬은 X 씹어 먹은 표정, 화난 표정으로 노래를 했다.

노래 중간중간에 날리는 멘트는 계속 삐딱선을 탔다.

대부분 연인끼리 감미로운 발라드를 듣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을 배려한 멘트는 하나도 없이, 뭔가 불평불만 가득한 말만 했다.

정말 무성의한 무대매너였다.


기억나는 상황을 예를 들면...

(무대 매너가 별로니까 관객들도 웃지도 않고 지나칠 정도로 고요했다.
분위기가 하도 썰렁하니까)
'여러분과 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거 같아요' 라는 멘트 계속 반복
그리고, 그런 뉘앙스의 말을 계속 반복
=> 벽은 누가 친걸까요? 그 벽은 누가 허물어야 할까요? 공연 내내 벽은 더 튼튼해져만 갔습니다.


(게스트 소개하면서)
제 무대에는 유명한 분들이 게스트 많이 서는데, 지방 공연이다 보니 여러분들이 잘 모르는 가수를 소개하겠다

수원 사람들 앞에서 수원은 지방이라 별로인 게스트 모셔왔다는 소리인데, 정말 짜증 제대로였다.


(마지막 노래 전에)
'오늘 분위기가 앵콜 안 나올 거 같아서 앵콜곡으로 준비한 곡까지 미리 부르겠다' 라며 무성의하게 노래한 뒤 뒤도 안 돌아보고 후다닥 무대뒤로 들어갔다.

당연히 관객 어느 누구도 앵콜을 외치지 않았다.


정말 공연 내내 불편하고, 기분 더러운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관객들도 다들 궁시렁대며 공연 끝나기 무섭게 공연장을 떠났다.



그날 조규찬씨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비싼 비용 들여 힘들게 찾아온 관객들을 위해서라면, 그런 행동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그가 나는 가수다에 출연 예정이란다.

잊고 지냈던 그날의 콘서트가 다시 생각났다. 어이상실!

10여 년 전 오래된 일이고, 이제는 나이도 많이 찼으니 많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얼마나 엉망인 공연이었으면 내가 이토록 치를 떠는지 조규찬씨는 한번쯤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

정말 조규찬씨가 나가수에 나온다면... 그닥 TV로 보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노래는 잘 하니까 mp3로만 들어줄 생각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