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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동사니

30년전 아지트 수원 팔달문 남문시장 방문, 추억 강제소환

지금은 동탄 원주민이지만, 수원에서 30여년 살았습니다.
초중고, 아니 국중고(매산/연무/동원)를 수원에서 나왔으니 학창시절의 모든 기억은 수원에 담겨져 있죠.
지금은 인계동/영통/광교 등등 수원에도 번화가가 많이 있지만, 제 학창시절에는 수원 번화가는 남문과 역전 둘 뿐이었죠.
특히, 수원 남문은 친구들과 한껏 멋부리고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수원 핫플레이스, 지금 서울로 치면 홍대/강남 같은 느낌?
지금은 엄마아빠가 되어 다 늙었을(?) 우리 친구들과의 추억 찾아 마음먹고 우리의 핫플레이스 수원 팔달문 남문시장을 찾았습니다.

여기가 수원 팔달문, 그렇게 보잘것 없어 보였던 수원 팔달산을 둘러 싸고 있는 수원화성 4대 문 중 남문
수원화성은 조선 22대 왕 정조대왕이 축조한 성으로써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교과서도 많이 나오고 외부 사람들도 관광하러 많이 온다고 들었습니다.
연무중학교 재학시절 보훈원에서 출발하는 1번 버스를 타고 북문/남문/역전을 다니곤 했었는데ㅋㅋㅋ
그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수원 남문(팔달문), 지금은 서문/북문/남문 그 사이가 엄청 관광하기 딱 좋은 분위기로 싹 바뀌어 있더라고요
방송이나 뉴스에서 몇 번 봤고, 운전하며 지나가보기만 했는데 제가 학창시절 그렇게 다니던 그 동네가 맞나 싶더라고요ㅋㅋ
바뀐 그 동네에 아직 발을 딛어보지 못했는데, 조만간 그 근방도 한번 둘러보려고요

※ 연무중학교가 당시에는 수원 연무동(동문 근처)에 있었는데, 지금은 수원 광교로 이사갔다고 들었음

수원 팔달문을 둘러쌓고 있는 화려한 번화가(?)
어릴 때 그렇게 커보이던 수원 남문 건물들이 지금 보니 초라한(?) 3~4층 건물들이네요
사진 중앙 간판까지 초라한 저 위치가 제 학창시절 수원 남문 랜드마크 겸 만남의 장소 중앙극장
옛날 서울 강남역 뉴욕제과 같은...

수원 남문 중앙극장/로얄극장/수원극장과 함께 수원을 대표하던 Big3 극장이었는데 지금은 극장 흔적조차 없네요
지금은 영화볼 때 예약문화가 익숙했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사람이 많던 적던 그냥 표 끊고 들어가던 문화였습니다.
자리는 (지정제 아니고) 자율 좌석제!
그래서 영화 끝나고 생기는 빈자리 맡기 위해 영화 끝나기 10여분 전에는 극장 안에 입장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유명 영화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서서봐야 했거든요.
그래서, 항상 영화를 결론 먼저 보고 처음부터 봐야하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관람 문화가 있었죠ㅋㅋㅋ

대학 갔더니 친구들이 수원에 개봉관 몇개 있냐고 묻더라고요
처음에는 그 의미를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에서 먼저 개봉하고 수원은 2~3주 후에 영화를 개봉했더라고요ㅋㅋㅋ

수원 유일한 백화점 남문 크로바 백화점
지금은 인계동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역 AK 애경백화점, 롯데백화점이 있지만, 당시에는 그 지역 백화점이 짱 먹던 시절이죠ㅋㅋㅋ
'크로바'라는 이름만 남고 백화점은 사라지고 콜라텍이 들어섰네요
오늘 수원 팔달문 남문시장 간 김에 크로바 백화점 옆 가게에서 딸래미 옷 득템


제가 초등학교(정확히는 국민학교) 다닐 때 주산학원과 서예학원이 한창 인기였습니다.
저 또한 주산학원은 5년, 서예학원 2년 다녔는데, 제가 다녔던 서예학원이 이 크로바 백화점 맞은편에 있던 근당서예
지금은 입구조차 찾기 힘든 근당서예, 옛 추억에 빠져 검색해보니 근당서예학원은 검색 안되고 근당 양택동 선생님이 검색되더라고요
워낙 오래 되어서 원장 선생님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제 서예를 가르쳐주셨던 수원 남문 크로바백화점 맞은편 근당서예 원장님이 바로 그 근당 양택동 선생님 맞는 거 같아요
사진 보니 기억 나는 거 같기도 하고...
벌써 30년 전 서예학원 다니던 추억, 너무 반가웠습니다^^
수원 영통 수원박물관에 그 분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조만간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수원 남문 바빌론(BABYLON)
아, 여기는 패션의 성지였죠
지금으로 치면 ZARA, H&M, 유니클로 같은 느낌?
수원 남문 바빌론, 지금은 이름만 남고 신발가게로 옛 명성은 거의 없어진 거 같아 너무 슬펐어요ㅜㅜ
고등학교 때 즈음(?) 수원 남문 바빌론 앞에서 지나가는 앙드레김 선생님 모습을 뵌 기억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네요
완전 수원 팔달문시장 핫플레이스 바빌론, 지금은 '전품목 만원', '땡처리' 문구가 제 추억 속 패션의 성지를 지우네요ㅜㅜ


간판만 남은 부르뎅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 울 엄니께서 항상 부르뎅 아동복을 사주셨죠
신발은 말표ㅋㅋㅋ

항상 부르뎅 아동복만 사줘서 너무 싫어했던 기억의 브랜드 부르뎅
지금은 간판만 남고, 전립선 요실금 뮤료체험만 남았네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 수원 남문 나오면 꼭 가던 우리의 아지트, 코끼리 만두
since 1978 추억의 쫄면 코끼리 만두, 지금은 완전 현대식 건물로 바뀌어 있지만 그 때의 쫄면과 군만두 명성은 여전하더라고요
너무 반가워서 숨이 멎을 뻔!!!
그 추억의 쫄면 맛을 찾아 코끼리 만두 들어가서 옛 추억의 쫄면을 먹고 왔죠
그 이야기를 한두줄로 남길 수 없으니 조만간 별도 포스팅 들어갑니다^^

수원 남문 추억의 쫄면 코끼리만두에서 맛나게 점심 먹은 후, 그 앞을 걸으며 제가 옛날 향수에 빠져 이런 저런 얘기를 했어요
요 앞 코너를 돌면 무슨 가게가 있었고, 이런 일이 있었다...
옛날에는 그린조이(Green Joy), 행텐, 헌트 이런 옷 가게들이 있었는데...

헐, 아직도 남문시장 그 위치에 딱 버티고 있는 옷 가게 그린조이(Green Joy)
완전 반갑고 완전 깜놀
어릴 때는 헌트와 더불어 우리 학창시절 유행을 이끌 던 메이커였고, 어느 순간 골프웨어로 바뀌었다는 얘기까지 들었는데...
아직 그린조이 그 브랜드가 수원 남문 그 자리에 있을 줄은 정말 몰랐네요ㅎㅎㅎ


수원 남문시장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핫플레이스 수원 남문 통닭거리 진미통닭
지금 보니 진미통닭은 1981년생이네요.
수원 남문 통닭거리 두 거장, 진미통닭 친구 용성통닭은 1978년생이고요

옛날 수원 남문을 호령하던 통닭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제 학창시절 기억에는 없어요ㅜㅜ
지금도 전국 어느 재래시장을 가도 옛날통닭집 많쟎아요.
그런 것처럼 제 학창시절 기억에도 남문시장 골목에는 통닭 튀기는 집이 많았고, 통닭은 제가 결제해서 먹는 음식이 아니어서 제 학창시절 기억과는 거리가 있는 거 같네요
그래도 수원 남문을 호령하는 대표 관광상품, 관광거리 남문 통닭거리
오늘도 진미통닭 앞에는 통닭 먹으려고 줄 선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네요^^

수원 팔달문 옆으로 재래시장이 쫙 있는데, 나름 각자 이름을 가지고 있는 재래시장
수원 사람들은 남문 시장으로 통칭하기도 하는데, 팔달문시장/영동시장/지동시장으로 쭉 이어지거든요
영동 시장 지나 만난 지동시장 앞에는 이렇게 푸드트럭이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어둑어둑해지니 푸드트럭이 오픈 준비에 바쁩니다.
지동시장 푸드트럭 맛 보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패쓰!
수원 남문 푸드트럭 사장님들 다들 번창하세요^^

수원 남문 시장 간 김에 여러가지 득템해왔습니다.
딸래미 옷도 사고, 이렇게 담요도 사왔습니다.
재래시장의 장점, 깎아 주세요~!
깍아달라는 말도 안했는데, 현금 드리니 자그만치 11천원에 이 고급 구찌 담요를 득템했습니다.
구찌인데, GUCCI에서 'U'가 거꾸로ㅋㅋㅋ

아, 너무 촉감 좋고 완전 맘에 드는 11천원 담요
하나 더 살걸 그랬어요~!


그리고, 남문 시장에서 이렇게 귤도 사오고
노란 봉지 가득 채운 귤, 맛도 있는데 이 많은 귤이 단돈 1만원!
오랜만에 30년 전 추억 찾아 나선 제 아지트 수원 남문시장
덕분에 학창시절 추억도 소환하고, 시장에서 득템도 하고...
너무 좋은 기억 많이 담아왔네요
요즘 재래시장 많이 안 가는데, 앞으로 지역 상권을 위해서라도 수원 남문 같은 재래시장이 계속 더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소중한 추억 없어지면 안되쟎아요^^